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반도체 ETF인 SOXX의 기초지수가 변경되었습니다. 바뀐 기초지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비교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기존 SOXX 그리고 동일한 기초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 투자자들은 어떤 의사결정의 해야 할지 보겠습니다. 

 

2021년 6월 21일 자로 SOXX의 기초지수가 변경되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SOXX의 기초지수 변경 건에 이토록 높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SOXX가 오랜 기간 글로벌 반도체 대표지수로서의 역할을 해온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입니다. SOXX의 새로운 기초지수가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되어있겠지만 그래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면 SOXX를 더 이상 보유할 이유가 없겠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고 무려 12월 17일까지 무료보수를 앞세운 SOXQ도 신규 상장한 마당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iShares 홈페이지에서 SOXX를 검색하면 상단에 공지가 떠 있습니다. 6월 21일부터 펀드의 Underlying index 그리고 펀드 이름 그리고 투자목적이 바뀐다고 쓰여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추종은 중단하고 새로운 Underlying index는 ICE반도체 지수라고 합니다. ETF 풀네임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이므로 기초지수가 바뀐 만큼 ETF이름도 ishares semiconductor ETF로 바뀌었습니다. 일부 투자자분들이 이렇게 갑자기 기초지수가 바뀌는 게 말이 되냐고 말씀하시는데 두 달 전에 공지를 했습니다. ishares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blackrock의 ETF 브랜드입니다. 운용사도 운용사지만 이번에 SOXX와 함께 기초지수가 바뀐 IBB는 운용규모가 10B달러가 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테크 ETF이고 SOXX도 6.5B달러나 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ETF입니다. ETF네임밸류나 운용자산규모 모두 큰 ETF인 만큼 이미 두 달 전에 대대적인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했습니다.

 

이미 두 달 전에 알려진 사실

2021년 4월 22일 블랙락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기초지수 변경 전, 후 ETF이름, 기초지수, 투자목적이 어떻게 바뀌는지 잘 정리를 해놨습니다. 기초지수가 바뀌는 배경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공교롭게 IBB, SOXX의 변경 전 기초지수 모두 나스닥이 산출하고 있습니다. 어떤 ETF가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출시하려고 하면 그냥 출시하면 되는 게 아니라 인덱스를 산출하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정 수준 지수 사용료를 지불을 해야 합니다. 감히 추측하건대 기존 계약관계가 종료가 되었고 계약 연장이 잘 진행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평범한 직장인인 제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튼 Blackrock이 찾은 파트너는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 ICE입니다. 변경된 기초지수 모두 ICE에서 산출하는 기초지수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회사인데 엄청나게 큰 회사이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대표적인 주식 인덱스라면 FANG+ 인덱스 정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펀드명과 Underlying Index가 바뀌지만 투자목적은 완전히 동일합니다. 투자목적이 동일하다고 두 인덱스가 완전히 동일하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두 인덱스를 조금 더 자세히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Vs ICE반도체 지수

두 기초지수 구성 방식을 세세히 뜯어보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지수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굵직한 항목들만 배교를 해 보니 거의 동일합니다. 두 지수 모두 뉴욕거래소, 나스닥을 구분하지 않고 미국 상장 주식을 대상으로 하고 자료에는 없지만 보통주뿐만 아니라 ADR도 투자대상입니다. 그래서 ICE반도체 지수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마찬가지로 TSMC와 같은 ADR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종목 수도 30개 종목으로 동일하고 심지어 종목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는지도 동일합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ICE반도체 지수 모두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가져가는데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비중 상한을 8%로 두고 나머지 25개 종목의 비중 상한은 4%로 둡니다. 두 지수 모두 1년에 4번 리밸런싱을 하는데 그 주기도 3, 6, 9, 12월로 동일합니다. 3월, 6월, 12월에는 비중만 조절하고 9월에는 종목 재구성까지 하는데 종목을 재구성하는 날도 두 지수가 동일하게 9월 3번째 금요일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ICB에서 반도체로 분류한 종목들 중 시가총액이 큰 30개를 투자 대상으로 하는데 반면 ICE반도체 지수는 ICE가 분류한 반도체 관련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큰 30개 종목을 투자대상으로 합니다. ICB는 GICS와 더불어 섹터와 산업을 구분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기준 중 하나다 정도로 알고 계시면 충분합니다. 아무튼 두 지수의 차이는 여기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야 이견이 없을 텐데 작은 종목들 중 일부는 ICB는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하는데 ICE는 반도체 관련주로 분류가 되지 않는다거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종목들이 지수에서 엄청나게 큰 차이를 유발하는 종목, 비중은 아니기 때문에 두 지수는 거의 동일한 지수로 보셔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랑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주세요

ICE반도체 지수의 론칭일이 2021년 4월 13일입니다. 뜬금없이 ICE는 반도체 지수를 왜 만들었을까요. 감히 추측하건대 블랙락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결별을 확정한 뒤 ICE한테 반도체 지수 하나 만들어달라고 요청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SOXX가 원래 추종하던 지수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인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구성 방식이 많이 다르면 기존 투자자들이 이탈할 수 있으니 최대한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지수의 구성 방식이 거의 동일합니다. 실제 편입 종목들을 비교해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21년 6월 21일 기준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SOXQ와 이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아닌 ICE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SOXX의 편입종목 30개를 비교해 본 것입니다. 총 6개 종목이 SOXX에는 있지만 SOXQ에는 존재하지 않는 종목입니다. 해당 6개 종목이 SOXX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1%입니다. 두 ETF에 공통으로 편입이 되어있는 종목들 중에 퀄컴과 텔 사스 인스트루먼트만 2% 이상 차이가 나고 나머지 종목들은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편입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전체적으로 보면 10% p 정도 두 지수가 편입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일한 기초지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어쨌든 중장기적으로 보면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기초지수 변경을 이유로 SOXX를 매도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난 무조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여야만 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추가 매수만 상대적으로 운용보수 저렴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SOXQ로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SOXL은?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입니다. SOXL은 그대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합니다. SOXX는 블랙락의 ETF지만, SOXL은 다른 회사 ETF입니다. 블랙락의 기초지수 변경과 SOXL은 무관합니다. SOXL 투자하시는 분들은 지금처럼 그냥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접근하시면 됩니다. 

 

SOXX기초지수 변경으로 혹시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셨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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