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까지만 해도 변동성이 있더라도 확실히 올라가는 테마 ETF들이 각광을 받았다면, 올해 2월 기술주들의 급락을 경험한 뒤 안정적인 ETF를 찾는 분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하나의 ETF로 구현한 RPAR ETF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균형 잡힌 자산배분이 필요한 이유

RPAR ETF는 자산배분 ETF입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 리스크를 많이 부담해도 괜찮은 20대의 직장인이라 자산배분 펀드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우선인, 큰 수익보다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 정도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은퇴를 하셨거나 앞두고 계신 분들은 RPAR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이와 상관없이 나는 위험성향이 높지 않아서 주식 100% 포트폴리오는 무섭다 하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ETF입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으로 경제순환주기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2020년이 가장 좋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 균형 잡힌 자산배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전통적인 자산배분형 포트폴리오는 주식 60, 채권 40을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인데, 주식비중 60%가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집니다. 단순히 주식과 채권을 6:4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자산군들의 리스크를 동일하게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정말 주식과 채권을 6:4로 가져가는 게 의미가 없을까. RPAR을 소개하기 전에 주식 60 채권 40에 투자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겠습니다. 주식은 S&P500 ETF인 SPY이고 채권은 투자적격 등급 이상으로 구성된 종합 채권형 ETF, AGG를 선택했습니다. 비중은 6:4인데 RISK는 주식이 96.6%, 채권이 3.4%입니다. 

 

리스크 분산이라는 측면에서 이 자산배분은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숫자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포트폴리오 100은 주식이 100%이고 60:40은 주식과 채권이 각각 6:4의 비중으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주식을 100% 가져갔을 때보다 변동성이 줄긴 하지만 그리고 시장이 빠질 때 덜 빠지기는 하지만 고점 대비 50% 빠지나 30% 빠지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계절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4개의 자산군

경제환경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따라 4개 분변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환경에 따라 성과가 좋은 자산이 다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이 좋고 물가가 오를 때는 원자재가 좋고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기가 좋고 물가가 상승할 때는 신흥국 채권이 좋습니다. 

그런데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언제 이 국면이 올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모든 국면에 전부 대응할 수 있게 각 국면별로 성과가 좋은 자산군들을 전부 편입을 합니다. 주식, 원자재, 물가연동채, 장기국채, 총 4개의 자산을 편입하는데 커머더티는 원자재 관련 회사 그리고 실물 금,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데 경기가 좋다면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데 경기가 약하다면 금이 강세를 보입니다. 지금은 물가가 상승하고 경기가 좋아지는 국면입니다. 다섯 개 자산군들의 비중을 잘 조절해서 가져가면 엄청난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모든 국면에서 마음 편히 갈 수 있다는 것이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기본입니다.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이유는 주식과 나머지 4개의 상관계수가 낮습니다. 원자재 관련 기업은 주식이니까 주식과의 상관계수가 0.82로 높은 편이지만 물가연동채는 0.07, 금은 0.11로 상관계수가 매우 낮고 장기채는 오히려 역의 상관계수를 보입니다. 실제로 2020년, 2011년, 2008년 금융시장 역사에 오랫동안 회자될 사건들이 터졌을 때 주식만 가지고 있었다면 해당 기간 동안 이렇게 손실을 보았겠지만 반대로 장기채를 같이 가져갔다면 장기채에서 이렇게 수익이 났을 테니까 주식의 손실분을 상쇄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반대도 있습니다. 올해 S&P500이 좋은 흐름을 보이는데 반대로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올라가면서 장기채 성과는 망가져있습니다. RPAR ETF에서 주식의 성과를 장기채가 까먹는 상황입니다.

 

진정한 자산배분은 리스크의 분산 RISK Parity

이 다섯 개의 자산군을 어떤 비중으로 가져가느냐 주식 25%, 금과 원자재, 32.5%, 물가연동채 20%, 장기채 42.5%입니다. 다 더하면 100%가 아니라 125%인데 레버리지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앞의 6:4 포트폴리오의 사례에서도 보여드렸듯이 주식 1과 채권 1의 리스크가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산군별로 비중을 달리 가져가야 실제로 4개 자산군의 리스크가 25%씩 동일해집니다. ETF이름이 RPAR인데 자산군들의 리스크를 동일하게 가져간다는 의미입니다. 

 

성과를 보자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이렇게 투자를 했을 때 정말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아갈 수 있는지 여부일 텐데 2020년 1분기 시장이 급락할 때 글로벌 주식이 22%, 원자재 관련주가 34%나 하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장기채 12%, 물가연동채 11%, 금은 4% 수익이 나면서 RPAR ETF는 -4%를 기록했습니다. 주식만 가져갔다면 22% 빠졌을 텐데 매우 선방했습니다. 2020년 2분기 ~ 4분기의 성과를 보면 당연히 주식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25% 성과를 기록합니다. 그래서 2020년 연간으로 보면 19%를 기록합니다. 결과적으로 주식만 가져갈 때보다 더 괜찮은 성과입니다. 

 

2020년에만 반짝했던 것일까 보면 ETF 상장일은 2019년 12월 12일이지만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과거성과는 1999년부터 확인이 가능합니다. 주식만큼 화끈하지는 않지만, 빠질 때 확실히 덜 빠집니다. 특히 과거 주식시장이 급락했을 때 성과를 보면 2008년 시장이 40% 하락했는데 RPAR ETF는 -10% 수준으로 방어를 합니다. 물론 이렇게 주식시장이 좋을 때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확실히 시장이 급락할 때 괜찮은 하락 방어력을 보여주는 것을 과거 20년 치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장기투자의 성패는 경국 복리효과의 극대화에 달려있으므로 많이 오르기보다 덜 빠지는 게 중요합니다. 연간 30%씩 오르는 화끈함은 없지만 차곡차곡 벌어놓은 것을 지킬 때 지켜주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이렇게 주식만 투자했을 때보다 두배가 넘는 성과가 납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두 가지인데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1~2년 보고 투자할 건 아닙니다. 5년 이상 투자를 해야 복리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펀드이므로 관심 있는 분들은 긴 호흡으로 접근하셨으면 합니다. 

두 번째는 올 웨더 포트폴리오라고 해서 절대 마이너스가 나지 않는다거나 매년 기복 없는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투자를 했을 때 주식만 가져가는 것보다 확률적으로 리스크를 경감시키는 것뿐이지 위아래로 출렁임은 분명히 있습니다. 

 

0.51%의 보수를 아까워하지 마세요.

RPAT ETF 보수가 0.51%입니다. 생각에 따라서 이게 좀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찾아보면 올웨더 포트폴리오 따라 하기라는 콘텐츠가 많이 있으므로 자산군별 ETF를 7~8개 직접 매입해서 직접 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분기 리밸런싱입니다. 각 자산군별 리스크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편입비를 조정을 해줘야 하는데 분기마다 정확하게 비중을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고 작년처럼 자산군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라면 비중 조절을 위해 ETF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매수수료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국내 주식은 무료 수수료를 적용하는 증권사가 많은데 해외 주식은 아직 매매수수료가 좀 비쌉니다. 저라면 연간 0.51% 비용 지불하고 ETF 매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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