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워런 버핏의 투자철학을 재현한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시대극에서 이런 모습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성이 있고 주변을 연못이 둘러싼 모습. 연못 위에 성을 지은 게 아니라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든 인공연못인데요. 이 연못을 바로 Moat, 바로 해자라고 합니다. 

이 해자가 뜬금없이 바로 투자에 인용되기 시작한 게 바로 워런 버핏 때문입니다. 나는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고 이야기를 한 이후부터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이다 라는 뜻은 경쟁우위가 있는 기업 또는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기업을 지칭하게 됩니다. 

좋을 때는 다 좋죠. 그런데 업황이 좋지 않을 때는 경쟁력을 가진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분명히 다른 행보를 보이게 됩니다.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은 외부환경이 약화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해자가 없는 기업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도체 ETF를 설명하면서 경제적 해자의 끝판왕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쯤에서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작년에는 성장주가 달리는 시장이었고 2월부터는 가치주가 괜찮았습니다. 이제는 성장주에게 과한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인플레이션 수혜주, 코로나 19 관련 내수주들도 많이 올랐습니다.

하반기부터는 특정 테마나 섹터와 상관없이 진짜 경쟁력 있고 주가는 저평가되어있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 ETF로 할 수가 있습니다. 글로벌 대표 펀드 평가사로 잘 알려진 모닝스타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가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 morningstar wide moat focus index라는 지수를 만들었고 그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미국에도 있고, 한국에도 있습니다. 두 ETF 모두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기초지수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의 95%를 커버하는 morning star us market index가 있습니다. S&P500 혹은 VTI기초지수와 동일시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 인덱스에 포함된 종목 중에 모닝스타의 자체 리서치를 통해서 기업들이 보유한 경제적 해자를 계량하고 적정가치는 얼마인지 등을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기업들 중에 적정가치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는 종목 40-50개 종목들을 선별해 지수를 구성합니다.

2021년 4월 말 기준으로 49개 종목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모닝스타는 경제적 해자를 Wide/Narror/none 3가지로 분류하는데, 2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갖는 기업을 WIde/ 10-20년 사이는 Narrow/ 그리고 경쟁우위를 갖지 못한 기업은 None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연못이 넓을수록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견고하게 성을 지킬 수 있을 텐데 이 지수에는 Wide 즉 20년 이상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기업에만 투자를 합니다. 지수 이름이 wide moat인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자세히는 설명을 드리지 않았는데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인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정량적인 요소와 정성적인 요소를 모두 고려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경제적 해자가 뛰어나더라도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벨류에이션 메리트가 떨어진다면 40개 종목에 편입될 수가 없기 때문에 가치주의 성격도 있습니다.

 

경제적 해자는 5대 요소가 있는데 딱하나 만 소개하면 전환 비용에는 애플이 해당이 되겠죠. 스마트폰 운용체제는 안드로이드 아니면 IOS인데 IOS의 생태계에 한번 빠지면 안드로이드로 넘어오기가 쉽지 않아요.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은 삼성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데, IOS는 아이폰 말고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더 나아가 하드웨어 간의 호환성을 고려하면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무선 이어폰이 필요하면 에어 팟을 구입하고 스마트워치가 필요하면 애플 워치를 삽니다. 애플 제품들 비싸다 감성으로 쓰는 제품이다 비아냥 거리는 분들도 많은데 오랫동안 IOS의 생태계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오히려 이 생태계를 벗어나는 게 더 큰 비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애플이 비싸지만 그래도 쓰는 겁니다. 

 

모닝스타의 리서치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20년 말까지 성과 및 위험지표를 보겠습니다. 수익률은 13년 동안 연환산 수익률이 13%입니다. 변동성은 살 짤 높은데 샤프지수도 훌륭하고 MDD는 고점 대비 가장 많이 빠졌을 때 얼마나 빠졌냐인데 시장은 고점 대비 45% 빠졌을 때 이 녀석은 35%밖에 안 빠졌습니다. 하락 방어력이 더 큽니다. 지수의 특징을 대표하는 숫자 두 개를 더 보면 Up capture ratio와 down capture ratio인데 시장이 100이 오를 때 107이 올랐고 시장이 100이 빠질 때 86밖에 안 빠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를 때 더 오르고 빠질 때 덜 빠지는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수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투자 전제하에 언제 투자하는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투자시기와 상관없이 1년 이상 투자했을 때 S&P500보다 성과가 좋았을 확률이 65%이고, 3년 이상 투자하게 되면 85%까지 높아지고 5년 이상 투자하게 되면 무려 93%까지 올라갑니다. 즉 , 투자시기와 상관없이 장기 투자할수록 S&P500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숫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MOAT와 S&P500 ETF인 SPY의 연도별 성과를 비교해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S&P500 대비 모두 초과성과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2015년까지는 성과가 다소 부진한데 2015년 이후에 지수 구성 방식을 조금 바꿨습니다. 그렇게 지수 구성 방식을 바꾸고 나서 2016년부터는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절대 성과도 성과지만, 더 놀라운 것은 동일 유형 펀드들 중에 몇 등 했느냐입니다. MOAT가 모닝스타 기준 대형혼합형 펀드인데 동일 유형 펀드 중에서 2016년에는 상위 1%에 들었고 2017년 15%, 2018년 6% 2019년 상위 4% 최상위권에 랭크하는 완전 우등생입니다. 이 숫자가 더 놀라운 게 뭐냐면 2017년 이후 시장의 주도주가 미국 대형 기술주였는데 MOAT는 대형 기술주 비중이 굉장히 적습니다. 

 

Morningstar US Market Index는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애플, 페이스북 비중이 점점 올라가서 2019년 15%, 2020년 19%까지 올라갑니다. 반면에 MOAT는 그 비중이 굉장히 낮습니다. 2020년에는 4.7%까지 낮아집니다. 대형 기술주 비중을 적게 가져감에도 불구하고 더 뛰어난 수익률을 냈다는 게 매우 놀랍습니다. 

 

지수 구성단계에서 섹터별 ㅂ중을 제한하기 때문에 SPY와 MOAT의 섹터별 비중을 비교해봐도 S&P500 대비 절대적으로 비중이 높거나 낮은 섹터는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고평가 된 종목들은 제외시키다 보니 성장주들의 시중이 높은 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임의소비재 비중이 SPY보다는 낮은 편이긴 합니다. 

 

모닝스타는 Wide Moat를 20년 이상의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는 기업으로 정의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경쟁력이 하루아침에 나타나지는 않죠. 그러다 보니 특정 기업이 하루아침에 경제적 해자를 지님으로써 지수에 편입되기보다는 Wide Moat를 가진 기업들 중 주가의 저평가 또는 고평가 수준에 따라 구성종목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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